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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이야기

좋좋소 정필돈 사장님과 실제 중소기업 사장님 비교

by 제이노엘 2023.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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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드라마 좋좋소(좋소 좋소 좋소 기업)와 실제 중소기업의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드라마에서 가장 비중이 큰 인물인, 정필돈 사장님입니다.

좋좋소의 정필돈 사장님과 실제 중소기업 사장님의 공통점

드라마를 보고 느낀 점은 정말 현실을 잘 반영해서 만들 캐릭터라 생각합니다. 소규모 사업장의 중소기업 사장님들의 얘기를 많이 들어 보았는데, 좋좋소와 비슷함 점이 참 많습니다. 우선 대부분의 중소기업 사장님들은 출신 경력이 화려합니다. 드라마에서도 정필돈 사장님은 삼전 출신으로 삼전은 삼성전자 또는 삼성물산 출신으로 추측됩니다. 그래서 항상 사장님들은 직원들의 실적이 아무리 뛰어나도 거기에 만족하지 못하며 더 많은 노력과 성장을 강조합니다. 과거에 본인들이 보고 느끼며 자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는 만큼 늘 과거에 젖어있어 옛날 방식을 강조하고 시대에 뒤처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때로는 정이 넘치는 모습도 있긴 하지만 돈과 관련된 복지나, 연봉 계약과 관련해서는 인색한 모습을 보이는 현실은 어쩔 수 없는 1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 사장님들의 현실 모습입니다. 그래서 마냥 미워할 수가 없는 정필돈 사장님의 모습이었습니다. 신입 사원의 이름을 자주 헷갈리는 것도 현실 반영해서 웃음을 주고 있습니다.  

좋좋소 정필돈 사장님의 활약상

신입사원 조충범의 면접 날짜도 잊고 있었고 뿐만 아니라 조충범의 이름마저 헷갈려서 계속해서 '조상범'으로 부르는 등 막내 직원에 대한  관심이 없습니다. 또한, 조충범이 처음 출근했을 때 밥을 사겠다며 어디로 가더니 결국 인근 대학교의 학생식당에 데려갈 만큼 쪼잔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후 전 직원 회식 때도 고기를 사겠다고 하더니 삼겹살 무한리필 집에 데려가는 데다가, 가게 종업원에게는 무한리필 집에서 많이 시켰다며 서비스를 당당히 요구하는가 하면, 고깃값(5만 원) 보다 많이 나온 술값(6만 5천 원)은 더치페이로 계산시키고, 명절 보너스도 준비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명절 선물조차 준비하지 않아 급하게 보이는 거래처 선물로 들어온 잡다한 선물을 직원들한테 명절 선물 대신 주는 쪼잔함을 보여 줍니다.

게다가 입사한 지 얼마 안 되는 신입 사원 조충범한테 '일을 하루 이틀 하냐'라고 하거나 '100을 주면 150만큼 일을 해야 한다'라고 하며 말도 안 되는 말을 하고 나서 결국 사회생활이 부족하다, 나 때는 이랬니 저랬니 등의 잔소리로 이어져 이른바 '꼰대' 짓을 반복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마는데, 이 일은 이후에 조충범이 근무지 이탈하는 원인이 돼버리고 맙니다. 정필돈 사장님은 대기업 삼전 출신답게 무언가 작은 것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볼 수도 있었을 텐데 'HTML'이 무엇인 지도 전혀 모르고, PPT 파일을 텍스트 형식으로 그냥 여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기본적인 컴퓨터도 다룰 줄 모르는 컴맹입니다. 얼마나 멍청한지 조충범이 PPT를 만들 때 그의 사수인 이미나는 "사장 놈이 멍청해서 그냥 있어 보이게 만들면 만족해요"라고 했습니다.

 

 

정필돈 사장님의 사건 사고

위에 말한 대학교 학생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내가 여기저기 다 다녀도 봤고, 이것저것 다 먹어도 봤는데 이거만 한 게 없더라"는 명대사를 남긴 독특한 사람입니다. 분명 꼰대이긴 하지만 또 반대로는 똥군기를 잡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한 번은 백진상 차장이 조충범에게 쥐 잡듯이 윽박지르며 군기를 잡으려는 모습을 보이는데 정필돈 사장이 그러지 말라며 백진상 차장을 말리는 장면도 있었고, 술자리에서 부하 직원이 취해 예의 없이 까불어도 그냥 넘어가 주는 대인배의 모습도 보여줍니다. 부하직원들의 실수와 만행을 가슴속에 담아두고 뒤끝을 부리긴 하지만 노골적으로 사람을 괴롭히지는 않는 기분파입니다.

그리고 보통 드라마에서의 사장님들은 여성을 막대하거나 음담패설, 성희롱을 하는 이미자가 있지만 이번 좋좋소 드라마에서 그런 건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백차장이 사석에서 여자 얘기를 하려고 해도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백진상 차장은 미혼이고 정필돈 사장은 처자식이 있는 기혼자인 콘셉트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신입인 조충범이 자기가 얘기하는데 말을 무시하고 그냥 갈 길을 가도 봐주고, 이예영이 자기 앞에서 당당하게 맞담배를 피워도 불편한 기색을 살짝 보이는 정도로 끝나고 뒷 말이 없는 것을 보면 분명 자기는 꼰대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사는 꼰대인 캐릭터가 분명합니다.

무능하고 소탐대실하며 속물적인 면이 좀 있지만, 의외로 잔정도 있고 마음이 여리기도 합니다. 이 과장이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에 명절인데 빈 손으로 갈 수 없어 와이프에게 선물 받았다며 거짓말하려고 이 과장 본인의 사비로 한우 고기를 사는 장면을 목격하자, 정필돈 사장은 죄책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때문인지 이 과장이 회사 비품이나 샘플을 몰래 훔치는 것을 봤을 때도 오히려 자지가 그동안 못 챙겨줘 미안하다는 말을 하며 오히려 이 과장을 위로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할 말은 다 했습니다. 특히나 연봉 협상 때, 다른 직원들은 조금이나마 인상해 주었지만 이 과장은 회사 비품을 가져간 죄를 물어 연봉 동결을 시키면서, 회사 사정이 어려워 다른 직원들도 동결이니 조금만 견뎌달라고 당부하는 모습을 보여 짠돌이면서 꼰대 기질을 가진 자입니다.

짠돌이면서 꼰대인 성격 탓에 평가가 자주 바뀌는 인물입니다. 나중에 백진상 차장이 나타나고 나서 중소기업 사장 특유의 짠돌이 기질은 남아있지만, 악독한 면모는 백진상 차장에게 많이 넘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 생활에 있어서 내부적으로나 대외적으로도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굳이 다른 회사와 조인해 사업을 늘려 의리를 지키려 하는 모습, 도망갔다가 돌아온 조충범을 다시 받아들이고 처음엔 못 미더워했지만 나중엔 조금 서툰 면도 이러면서 느는 거라고 격려를 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이 과장, 이미나 대리한테도 기본적으론 신뢰감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점이 독이 되어 미묘한 관계를 유지하던 백차장이 큰 일을 내고 마는 사태를 초래하기까지 했습니다.

 

 

좋좋소가 반영한 열악한 중소기업 현실

좋좋소가 웹 드라마의 형식이지만 의외로 현실감이 높은 드라마입니다. 그 이유는, 현실 재현 요소가 극 안에 잘 녹아들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이 있습니다. 실제로 유튜브 댓글을 보면 대중들에게 흔히 알려진 중소기업의 모습 외에도, 중소기업의 경험자들만이 알 수 있는 깨알 요소들이 숨어 있어 PTSD를 자극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필돈 사장님의 회사는 형편없는 처우로 인해 회사의 직원이 자주 탈출하여, 수시로 면접이 진행됩니다. 그 증거로 조충범의 자리에는 전직 직원들의 명패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으며, 면접 대상자를 당일 면접으로 불렀음에도 이사 직급을 달고 있는 정필돈 사장님의 조카도, 모든 실무를 도맡아 일하는 이 과장도 오늘 면접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이 버티지 못하고 자두 도망가다 보니, 면접 대상 직원이 출근하고 나서, 그 신입 직원이 도망가지 않은 점에 안도하며 설령 탈출하더라도 종전의 구인 공고를 그대로 올립니다.

회사의 면접은 회사 생활에 필요한 내용이 하나도 없는 아무 말 대잔치로 진행되며, 항상 마무리는 사장님의 자기 자랑으로 끝이 납니다. 회사의 구체적인 처우에 대한 연봉, 복지, 근무조건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해 주지 않고, 구직자도 왜 뽑았는지 모를 이유로 산지직송인 5G급 속도로 합격 통보가 떨어지며, 면접 합격자에게 즉시 출근을 요구합니다. 회사 사장은 아무 맥락 없이 자기 자랑을 하고 있는데, 속 뜻은 '내가 이렇게 유능하니 여기서 일하면 나처럼 유능한 사람이 될 거야'라고 생각을 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장기근속한 직원들은 사장의 뻔한 레퍼토리가 반복되다 보니 겉으로는 동조하는 척하면서도 딴짓을 하며 제대로 듣지 않게 됩니다.

회사의 모든 결정은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며, 사전 계획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 형식입니다. 형식적으로 하는 회의가 있기는 하나 단순히 직원들을 불러 모으는 수준에 그치고, 회의하는 목적을 잃게 됩니다. 또한 사장의 기분에 따라 직원에 대한 인사고과를 평가합니다. 심지어 퇴근하기 1시간 전에 바로 다음날 오전까지 완성되어야 할 용역 입찰용 PPT를 작성을 시키는데, 결국 직원은 밤을 새워서 새벽 3시까지 야근을 하는 상황이 발생도 합니다. 또한 회사의 역량을 걸고 해야 하는 중요한 PPT 자료 작성을 출근한 지 며칠 안 된 신입사원이 담당하는 데다가 퀄리티도 형편없이 낮음에도 이를 제대로 검토하거나 관리할 인력 또한 없습니다.

회사의 복지는 냉장고, 전자레인지, 컵라면, 온수, 믹스커피가 전부로 사실상 없는 수준이며, 고장 난 컴퓨터가 수리되지 않아 신입 직원이 사용할 컴퓨터도 없는가 하면, 전에 근무했던 직원이 입던 회사 조끼나 명함, 명패를 그대로 신입 직원한테 쓰라며 돌려쓰기도 합니다. 허름한 사무실 철문에 회사 로고만 붙여놓고 사무실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비품 관리도 이뤄지지 않아서 청소 도구함 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회사의 컴퓨 프로그램은 정품 인증도 없고, 자주 에러가 발생하며, 사장은 이에 대해 전혀 모르면서 알아서 고쳐서 사용하라고 하며 일에 대한 성과를 요구합니다.

회사의 내부는 늘 어수선하고, 출입문에는 배달음식점 전단지가 빼곡히 붙어 있습니다. 회사 열쇠는 문 근처에 화분이나 창문에 적당히 숨겨서 쓰고 있으며, 문서의 비밀번호는 'qwer'와 '1234'를 적당히 조합한 국 룰 비번을 사용합니다. 출근할 때 청소와 국민체조를 실시하며, 사장은 들어오자마자 정리정돈을 하라며 호통부터 칩니다.

임금 수준도 형편없습니다. 월급은 최저임금을 정확하게 맞춰서 지급하며 근로계약서는 믿음으로 가는 거라 장성하지 않으려 애쓰며, 나중에 뒤탈이 생길까 쓰긴 쓰는데 본래 취업 공고와는 전혀 다르게 작성하거나 아예 다른 회사로 작성합니다. 야근수당, 특근수당 등은 전혀 주어지지 않으며, 전체적인 복지 수준과 업무 시간 등을 고려했을 때, 간단한 알바 수준도 안 되는 현대판 노예급 처우인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사장의 마음대로 직급이 하루아침에 바뀌는데, 직급이 올라도 월급이 오르는 일은 없습니다. 직원들도 그 사실을 잘 알아서 직급 상승이 되어도 전혀 기뻐하지 않습니다.

 

 


제도의 허술함을 이용한 편법 행위도 있습니다. 취업장려금은 정부로부터 받으려 하면서도, 근로기준법상의 규제조항을 피하기 위해서 일부러 사업자를 두 개로 나누어서 5인 미만 사업장으로 보이게 합니다. 회사의 직원에 대한 아무런 동기 부여도 주지 않으며, 열심히 일하더라도 최고직위는 사장의 친인척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무능한 사람이 그곳에 앉아 있는 게 대부분입니다. 그 때문에 직원들도 회사의 업무에 대해 성의 있게 임하지 않으며, 업무시간에 대놓고 쇼핑을 하거나 모바일 게임을 합니다.

회사의 직원들 또한 역량이 현저히 떨어질 뿐만 아니라, 회사의 업무에 대한 이해는 물론 하고자 하는 의지가 전혀 없습니다. 설령 의욕을 가지고 열심히 일해보려 해도, 자신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며, 노동력 착취 수준으로 야단만 치는 사장을 보며 업무 의욕이 떨어지게 됩니다. 때문에 언제 퇴사해도 회사 사람들은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나가지 말라며 붙잡지도 않습니다.

회사에 지각을 하면 중간관리자들이 크게 나무라기는커녕 '오늘은 도망가지 않아 다행이다'라고 안도합니다. 심지어 직원이 도망가더라도 직원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그 직원이 회사의 사무실 열쇠나 카드 등 중요 비품을 가져가지 않았을까를 더 걱정합니다. 이와 같이 당장 망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을 것처럼 엉망진창으로 돌아가는 회사인 데도 불가사의한 이유로 어떻게든 경영이 되며, 이 과장과 같이 불가사의하게 장기근속을 하며 회사의 전반적인 살림을 전부 도맡아 하는 중간관리직이 있습니다. 외부 용역은 회사 자체의 역량이 아닌 대표의 학연, 인맥으로 따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용역 발표 등 자리에 한 마디도 발언할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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