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다, 이 책!] 새의 조상이 티라노사우스라고? 조류학자가 복원한 공룡의 생태
조류학자 무모하게도 공룡을 말하다
가와카미 가즈토 글|에루시마사쿠 그림
김선아 옮김|글항아리사이언스|296쪽|1만8000원
공룡이라고 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나요? 무서운 이빨로 먹잇감을 노리는 육식 공룡의 대명사 티라노사우루스? 뾰족한 부리와 커다란 날개로 하늘을 나는 익룡 프테라노돈? 사실 살아있는 공룡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누구나 공룡의 모습은 떠올릴 수 있어요. 그래서 공룡은 상상의 세계를 여는 창문과도 같아요. 인류가 존재하지 않았던 수억 년 전의 지구를 상상하게 만드니까요.
공룡 화석이 인류 역사에 모습을 드러낸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요. 1824년 한 공룡 화석에 '메갈로사우루스'라는 학명을 붙이면서 인류는 먼 과거에 공룡이라는 존재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물론 이전부터 공룡 화석들은 발견되었지만 과학 지식이 없던 인류는 그저 덩치 큰 파충류 정도로 알았다고 해요.
이후 수많은 사람이 공룡에 열광했답니다. 몸길이가 수십m에 이르는 거대한 생물체가 존재했다는 걸 과학을 통해 구체적으로 밝혀냈으니 얼마나 놀랍고 흥미로웠겠어요. 수많은 학자가 조사하고 연구했지만, 공룡이 어떤 생물인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어요.
최근 출간된 '조류학자 무모하게도 공룡을 말하다'는 일본의 조류학자 가와카미 가즈토가 쓴 책이에요. 저자는 조류(새)와 공룡의 유연관계(생물들 간의 멀고 가까운 관계)를 근거로 조류의 진화를 재해석하고 공룡의 생태를 복원하고 있어요. 특히 가슴뼈 모양 등을 추적하면서 새와 공룡이 매우 가까운 속성을 지녔다고 말하는데요. 실제 과학계에서는 현생 조류가 공룡의 후손이라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답니다. 백악기 말 멸종한 공룡 가운데 한 갈래가 살아남아 조류로 진화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공룡은 악어 같은 파충류라기보다는 오히려 새에 가까운 모습이라는 거죠. 그렇다면 지금까지 우리 머릿속에 그려진 공룡의 모습을 전부 다시 만들어야 할 수도 있겠네요.
저자는 다양한 과학적 근거를 동원해 두 발로 걷는 공룡이 하늘을 나는 순간을 보여주고, 나무 위에 둥지를 틀고 앉은 '깃털 공룡'을 상상해봅니다. 다소 기발하고 엉뚱하지만 공룡 화석을 증거로 과학적 추론과 가설을 세우면서 공룡에 대해 꼼꼼하게 연구한 책이랍니다.
김성신 출판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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