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이야기] 하루 14시간 대나무 18㎏ 먹는 '대식가'… 전 세계 1800여 마리 남았대요
자이언트판다
최근 세계적인 멸종 위기종인 자이언트판다가 국내에서 처음 태어났다는 뉴스가 전해졌어요. 지난달 한 동물원에서 국내 유일 자이언트판다 부부 사이에 새끼 판다 1마리가 태어난 건데요. 이들 부모 판다는 지난 2016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친선 도모를 위해 우리나라에 보내준 선물이랍니다.
자이언트판다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 취약종'으로 지정한 희귀 동물이에요. 곰과(科)의 포유동물로, 중국 중부 간쑤성과 쓰촨성, 산시성 산림 지역에 살고 있지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야생에서 1800여 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우리나라에선 흔히 '대왕판다'라고 불렸는데, 과거엔 단일 종으로 알려졌다가 2012년 털 색깔과 두개골 모양 등에 따라 두 아종으로 구분되었답니다. 검은색과 흰색 털의 구분이 뚜렷한 종을 '자이언트판다'라 하고, 밝은 갈색과 흰색을 띠는 종을 '친링판다'라 해요. 친링판다는 산시성 친링산맥에서만 서식하고 골격이 자이언트판다보다 작아요.
자이언트판다는 몸길이 120~190㎝, 체중은 수컷이 100~160㎏, 암컷이 70~125㎏ 정도예요. 눈, 코, 입이 얼굴 아랫부분에 몰려있고 대신 두개골 위쪽 부분에는 강한 근육이 자리하고 있어요. 이 근육이 강력한 턱뼈와 연결돼 대나무같이 질긴 섬유질 먹이를 자근자근 분쇄할 수 있다고 해요.
일반적으로 곰과(科) 동물은 앞발로 물건을 잡지 못하지만, 자이언트판다는 물건을 잡을 수 있도록 앞발 뼈가 특수하게 진화돼 있습니다. 겉으로 볼 때 앞발가락은 5개이지만, 발바닥 피부 안쪽에 엄지 역할을 하는 발가락뼈(가짜 엄지)와 다섯 번째 발가락 쪽에 보조발목관절뼈라는 돌기가 발달해 있지요. 그래서 다섯 발가락과 이 돌기들을 이용해 앞발로 물건도 잡을 수 있고, 대나무도 꼭 쥐고 먹을 수 있어요.
자이언트판다의 먹이는 대나무 잎이나 죽순(새싹)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쥐나 토끼, 물고기, 곤충도 가끔 먹어요. 하루 평균 14시간에 걸쳐 약 10~18㎏의 대나무 잎과 죽순을 먹는데, 이는 대나무 잎이 영양분이 적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판다를 사육하는 동물원에선 꿀, 계란, 생선, 참마, 사과, 오렌지, 바나나도 줘요.
자이언트판다는 해발 1200~4100m 산속에 혼자 사는 단독 생활 동물이에요. 생활 영역은 보통 3.9~6.2㎢인데, 몸의 분비선에서 나오는 냄새나 소변으로 자기 영역을 표시하고, 소리를 내거나 나무를 두드리는 등의 행동으로 의사소통을 해요. 하루 이동거리는 500m를 넘지 않고, 겨울에는 눈이 적게 쌓인 해발 800m 이하 지역으로 내려갑니다. 다른 곰과 달리 겨울잠은 자지 않아요.
판다는 번식이 어려운 동물입니다. 암컷의 가임기(발정기)가 1년에 단 한 번뿐이고 그마저도 2~3일에 불과해요. 한 배에 1~2마리만 낳고, 야생에선 2마리가 태어나면 보통 한 마리만 생존한다고 합니다. 어미의 젖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죠. 4~8세가 되면 번식을 시작해 20세까지 번식하는데, 야생에서 수명은 20~26세이고 동물원에서는 30년 넘게도 살아요.
자이언트판다는 귀여운 외모와 몸짓 때문에 온순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거친 성질을 가진 곰이기 때문에 때론 사람을 공격하기도 해요. 자연 상태에서 어른 판다의 포식자는 인간 이외에 거의 없지만, 어린 개체는 눈표범이나 담비, 독수리, 야생 개 등에게 잡아먹히기도 합니다.
김창회 박사·전 국립생태원 생태조사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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