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이 장소] 고대 이집트 문명 탄생시킨 '젖줄'… 길이 6700㎞로 11국 통과한대요
나일강
최근 에티오피아가 나일강에 수력발전을 목적으로 건설 중인 초대형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는 이번 댐 건설을 통해 경제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했는데요. 반면 나일강 하류에 있는 이집트는 유량이 줄어들어 자국 산업이 큰 타격을 받게 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답니다.
아프리카 북동쪽에 길게 흐르는 나일강은 에티오피아, 수단, 이집트 등 11국을 통과하는 아프리카 최대 하천이자, 아마존강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긴 강으로 불려요. 아프리카 동부 아비시니아 고원의 타나호(에티오피아)에서 발원한 '청나일'과 적도 부근 빅토리아호(탄자니아·우간다·케냐)에서 발원한 '백나일'이 수단의 수도인 하르툼에서 하나로 합쳐지지요. 이후 거대한 강물은 이집트를 거쳐 곧장 지중해로 흘러들어요. 나일강의 총 길이는 약 6700㎞(한반도 길이의 약 6.7배)로 아마존강과 '세계에서 가장 긴 강' 타이틀을 두고 경쟁하기도 했는데요. 두 강의 길이가 측정 주체마다 다르기 때문에, 기네스북에도 '세계 최장의 강'은 빈칸이라고 합니다.
나일강은 대표적인 '외래 하천(exotic river)'입니다. 강수량이 많은 습윤 지대에서 발원해 건조한 사막을 관통하는 하천을 의미해요. 그래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농사와 정착 생활이 가능했지요. 이집트인들은 나일강 주변 비옥한 땅을 '케메트(검은 땅)'라 부르며 찬미했고, 나일강을 '하피'라는 신으로 숭배했어요. 기원전 5세기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이집트를 '나일강의 선물'이라 표현했답니다. 오늘날 나일강 하구의 삼각주(강 하구에 퇴적물이 쌓여 만들어진 지형)에 이집트 인구 대부분이 몰려 살아요.
나일강을 둘러싼 분쟁의 역사는 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가요. 수단, 우간다 등 나일강 상류 지역을 식민지로 삼았던 영국은 1929년 이집트에 전체 나일강 수량의 80%를 우선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나일강 분할조약'을 체결했습니다. 지중해와 홍해, 인도양을 잇는 이집트 수에즈운하의 통행권을 확보하기 위해서였어요. 하지만 1960년대부터 이 국가들이 속속 독립하면서 나일강 이용을 둘러싼 분쟁이 본격화되었습니다. 아프리카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인 부트로스갈리는 "아프리카의 다음 전쟁은 나일강으로 인해 터질 것이다"라고 경고하기도 했어요.
박의현 서울 창덕여중 지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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