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이야기] "왕이 될 것이오" 세 마녀 예언 듣고 왕을 살해… 죄책감과 공포로 파멸했어요
맥베스
"당신은 영광을 갖고자 하고 야망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거기에 마땅히 따라야 할 악독함이 없어요. 당신이 하고자 하는 일도 꼭 깨끗한 방식으로만 하려고 해요."
'맥베스(Macbeth)'는 '햄릿' '오셀로' '리어 왕'과 함께 영국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4대 비극' 중 하나라고 하는 작품입니다. 4대 비극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잔인하다'는 평가를 받아요. 셰익스피어 작품 중 짧은 편에 속하는 '맥베스'는 인간성과 악(惡)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담고 있어요.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는 친구이기도 한 뱅코 장군과 함께 반란을 진압하고 돌아오는 길에 세 마녀를 만나요. 그들은 맥베스에게 "앞으로 왕이 될 분"이라는 예언을 합니다. 그리고 뱅코에게는 "왕이 되지는 못하지만 자손들이 왕이 되실 분"이라고 예언하죠.
맥베스는 자신이 왕이 된다는 말을 듣자 갈등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자 맥베스 부인은 덩컨 왕을 제거하자며 남편을 꼬드기지요. 결국 맥베스는 덩컨 왕을 살해하는 쿠데타를 저지릅니다. 왕위는 맥베스에게 돌아가고, 왕이 된 그는 왕권을 유지하는 데 방해가 되는 사람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기 시작해요. 친구 뱅코 장군도 그중 하나였죠. 뱅코가 들은 '자손들이 왕이 되실 분'이라는 예언은 맥베스에게 잠재적 위협이자 위험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맥베스는 뱅코의 모습을 한 유령에 시달리기 시작해요. 뱅코의 유령은 맥베스의 왕좌에 앉아있었고, 그런 뱅코를 향해 맥베스는 "그 피투성이 머리카락을 나한테 대고 흔들지 마" 하고 소리칩니다. 절망에 빠진 맥베스는 세 마녀를 다시 찾아가고, 덩컨 왕의 충직한 신하이자 장군인 맥더프를 조심하라는 예언을 듣습니다.
맥베스 부인은 죄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요. 비극에 맞서 저항하던 맥베스는 맥더프의 손에 목이 잘리는 최후를 맞습니다. 어찌 보면 권선징악(勸善懲惡)일 수 있어요. 하지만 '맥베스'가 400년 넘게 사랑받는 것은 그런 교훈을 넘어 인간 본성에 대한 심오한 질문과 대답을 우리에게 주기 때문일 겁니다.
장동석 출판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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