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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선생님

[아하! 이 음식] 101년 전 영국 항공사에서 처음 제공… 기내선 미각 떨어져 소금 30% 더 넣죠

by 제이노엘 2020.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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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이 음식] 101년 전 영국 항공사에서 처음 제공… 기내선 미각 떨어져 소금 30% 더 넣죠

 

기내식

▲   /대한항공

 

추석이 다가오자 "기내식이 그립다"는 이들이 많습니다. 코로나 유행이 번지기 전까지만 해도 추석 연휴는 해외여행을 가장 많이 떠나는 기간 중 하나였죠. 그래서 기내식도 다시 맛보고 싶은걸 거예요.

기내식(機內食·사진)은 1919년 설립된 영국 항공사 '핸들리 페이지 트랜스포트'가 같은 해 10월 취항한 런던~파리 노선에서 처음 제공했습니다. 벌써 101년의 역사를 지녔네요. 당시 기내식은 가벼운 간식 수준으로, 탑승객은 샌드위치와 과일 몇 가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1950~1960년대 항공 여행이 본격화하면서 기내식은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로 진화했습니다. 당시 기내식은 타 항공사와 차별화하는 서비스로 중요했기 때문에 항공사들이 신경을 아주 많이 썼어요. 높은 토크(toque·요리사 모자)를 쓴 요리사와 전문 소믈리에(와인 등 주류 전문가)가 탑승해 손님들에게 음식과 음료를 직접 제공했답니다. 요리사는 오븐에 구운 고깃덩어리를 손님 앞에서 커다란 칼로 직접 썰어서 접시에 담아주었죠. 요즘은 이런 호사를 일등석이나 비즈니스석 탑승객이 아니면 누리기 힘들지만요.

사실 기내식은 어지간해선 맛있기 힘들어요. 기내라는 특수한 조건 때문이죠. 비행기가 운항하는 3만 피트(약 9㎞) 상공에 올라가면 기압과 습도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우리 혀에 있는 미각(味覺) 세포는 기압이 떨어지면 맛 감지 기능이 저하돼요. 특히 단맛과 짠맛을 잘 느끼지 못하죠. 소금과 설탕을 평소보다 30%쯤 더 넣어야 지상에서 먹을 때와 비슷한 맛으로 느껴진다고 합니다. 신기한 건 신맛과 쓴맛, 매운맛 감지 능력은 거의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입니다. 또 기압이 낮아지면 후각(嗅覺)이 떨어지고 음식의 냄새 분자 수가 줄어들어 냄새 맡기가 어려워집니다. 시끄러운 비행기 엔진 소리 역시 지상에서처럼 맛을 느끼는 일을 방해한다고 하는데, 감칠맛만은 소음 속에서 오히려 강하게 느껴진다네요.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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