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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선생님

[스포츠로 세상 읽기] 올랜도 디즈니월드의 특별 격리 경기장 3곳… '코로나 안전지대'로 만들었죠

by 제이노엘 2020.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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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로 세상 읽기] 올랜도 디즈니월드의 특별 격리 경기장 3곳… '코로나 안전지대'로 만들었죠

 

NBA 버블

LA 레이커스의 우승으로 끝난 올 시즌 NBA(미 프로농구)에서 가장 큰 업적을 남긴 사람이 누굴까요? 많은 사람이 NBA 총재(커미셔너)인 애덤 실버를 꼽습니다. 코로나 유행 때문에 지난 3~7월 리그를 중단하며 한때 완전히 취소될 뻔했던 시즌을 플로리다주(州) 올랜도 디즈니월드에서 'NBA 버블(Bubble)'이라는 강력한 프로젝트로 마무리해냈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코로나 유행으로 프로 스포츠 리그가 매우 큰 위기를 맞았던 해였어요. 리그 중단은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 존폐를 논할 만큼 큰일입니다. 경기를 할 수 없게 되면 프로 스포츠의 존립 기반인 입장료나 방송 수입 등에서 막대한 재정적 손실을 입기 때문이랍니다. 게다가 한 해 리그를 쉰다면 그만큼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기 때문에 NBA 측은 'NBA 버블'이라는 프로젝트를 실행하기로 한 것이죠.

▲   올해 치러진 'NBA 버블'의 모습이에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ESPN 스포츠 콤플렉스입니다. /월트디즈니

 

버블은 원래 거품을 뜻하는 단어이지만, 외부의 위험을 차단하는 보호막이라는 뜻으로도 쓰입니다. NBA 버블은 선수들이 코로나에 전염되는 것을 막고 안전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만든 특별 격리 지역입니다.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없게 수만㎡를 통째로 외부와 차단하고 1만명이 넘는 대규모 인원의 출입을 두 달 넘게 통제하는 보호막을 만든 거예요. 버블을 조성하고 운영하는 데 투자한 금액만 무려 2000억원이 넘었다고 해요. 이러한 '격리 경기'는 프로 리그에서 전무후무한 일이었지요.

그런데 왜 디즈니월드였을까요? NBA 측은 챔피언 결정전까지 모두 제한된 지역 안에서 치를 수 있는 적당한 장소를 물색했어요. 다행히 스포츠 전문 채널 ESPN과 모기업이 같은 디즈니월드에 대규모 스포츠 시설이 있었답니다. 주변과 철저히 차단된 플로리다 디즈니월드에 있는 3곳의 경기장에서 모든 경기를 진행했지요. NBA 버블엔 선수, 코치, 운영 요원 등 경기와 중계방송에 필요한 사람들만 출입을 허용했고, 선수 가족들도 출입을 제한했었다고 해요. 확진자 유입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두 달 가까이 6단계에 걸친 방역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 7월 말부터 10월 중순 챔피언 결정전까지 선수 포함 1만여 구단 관계자, 운영요원까지 단 한 명의 확진자 없이 171경기를 무사히 치러냈다고 해요. 모든 선수가 헬멧을 쓰는 미식 축구나, 선수끼리 신체적 접촉이 적은 MLB(미 프로야구)에서도 시즌 재개 후 확진자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과 대비되죠. 같은 기간 하루 평균 5만 명 넘게 확진자가 나온 미국에서 특히 이 같은 성과는 큰 평가를 받고 있어요.

언론에선 NBA 버블 성공이 일본에 큰 도움이 될지 모른다고 지적하고 있어요. 한 차례 연기됐던 도쿄올림픽이 내년에도 제대로 치러질지 의문이니까요. 대부분의 선수가 선수촌 생활을 하고, 특정 지역에 모여 경기하는 방식을 생각하면 NBA 버블 사례가 코로나 시대의 올림픽 모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김유겸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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