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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선생님

[화폐로 세상 읽기] 에콰도르와 전쟁서 활약한 전투기 조종사… 27세에 산화한 '국민 영웅'이래요

by 제이노엘 2020.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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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로 세상 읽기] 에콰도르와 전쟁서 활약한 전투기 조종사… 27세에 산화한 '국민 영웅'이래요

 

페루 10페소와 호세 키뇨네스 곤살레스

페루 10페소(약 3200원·사진)에는 페루 공군 영웅 호세 키뇨네스 곤살레스(1914 ~1941)가 새겨져 있습니다. 우리에겐 생소한 이름이지만, 조국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 영웅으로 페루에서 추앙받고 있는 인물이랍니다.

곤살레스는 1914년 페루 북서부 피멘텔에서 태어났어요. 부모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호르헤 차베스 비행학교에 입학해 조종사의 꿈을 키워 나갔답니다. 비행 교육 중 육군과 해군에는 영웅이 있는데 공군에는 아직 영웅이 없다는 선생님 이야기를 듣고 벌떡 일어나 "여기 있습니다!"라고 소리쳤다고 해요. 실제 곤살레스는 비행 기술이 다른 훈련병보다 탁월했고 다양한 비행 묘기도 곧잘 선보여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   /세계화폐연구소

 

1941년 7월 5일 에콰도르가 페루를 침공해 전쟁이 발발했습니다. 곤살레스는 제41 공군 중대 중위로 에콰도로군을 저공에서 폭격하는 임무를 맡았어요. 하지만 임무를 수행하던 중 적의 지상 대공포 공격을 받고 말았지요. 곤살레스는 전투기에 불이 붙자 낙하산으로 탈출하는 대신 곧바로 적진에 뛰어들어 장렬히 산화했다고 해요. 결국 그는 27세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요.

1966년 곤살레스는 국가 영웅으로 추서돼 생전의 꿈처럼 '공군 영웅'에 올랐어요. 페루 정부는 곤살레스가 태어난 지 100주년을 맞은 2014년 페루 영공을 '캡틴 호세 키뇨네스 곤살레스 영공'이라 이름 붙였지요. 당시 도시나 지역이 아닌 영공에 특정 인물의 이름을 붙이는 것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국회의 압도적 찬성으로 법이 통과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항공편으로 페루를 여행하게 되면 기내방송으로 "여러분은 지금 고도 7500피트로 캡틴 호세 키뇨네스 곤살레스 상공을 비행하고 있습니다"라는 기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답니다. 페루 의회 건물에는 그의 동상과 함께 곤살레스의 이름을 딴 방도 있고, 고향 근처에는 호세 키뇨네스 곤살레스라고 명명된 국제공항도 있어요.

10페소 화폐 뒷면에는 곤살레스가 에콰도르 전쟁에서 조종했던 미국제 P-64 전투기가 그려져 있습니다. 1939년 페루에서 구입한 비행기로 1941년 페루·에콰도르 전쟁에 투입됐지요. 당시 '토리토'(작은 황소)라 불리며 페루가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해요.

그렇다면 페루·에콰도르 전쟁은 왜 벌어졌을까요? 스페인으로부터 1821년 독립한 페루와 1822년 독립한 에콰도르는 서로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독립 당시 명확한 국경선을 설정하지 않아 분쟁을 겪게 됐어요. 특히 아마존강 유역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1828년부터 산발적인 군사 충돌이 이어졌어요.

1941년 7월 5일 에콰도르가 페루 영토를 침범하면서 전쟁이 발발했습니다. 페루는 P-64 전투기 등의 눈부신 활약으로 에콰도르 항구인 푸에르토 볼리바르까지 점령했답니다. 이에 에콰도르가 7월 31일 휴전을 요청하면서 전쟁은 화력과 장비가 우세한 페루의 승리로 끝났어요. 승리한 페루는 같은 해 브라질에서 체결된 '리우 조약'으로 아마존강 열대우림 지역을 양도받아 많은 영토를 확보했습니다.


배원준 세계화폐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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