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이 장소] 지구에서 가장 건조하고 뜨거운 지역… 1913년 이후 최고기온인 54.4도 기록
데스밸리
지난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막 지역인 '데스밸리(Death Valley)'의 기온이 섭씨 54.4도까지 오르면서 1913년 이후 지구에서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고 해요. 세계기록에 등재된 지구상 최고 기온도 1913년 데스밸리에서 관측된 56.7도인데요. 일부 전문가는 1913년 기록은 신뢰도나 정확도가 지금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기온이 지구상 최고 기록이라고 주장하고 있답니다.
데스밸리는 문자 그대로 '죽음의 계곡'이라 불릴 만큼 뜨겁고 건조한 곳이에요.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 걸쳐 펼쳐진 총길이 220㎞, 너비 6~25㎞의 골짜기지요. 아주 오래전 데스밸리는 바다 밑에 있던 땅이었는데 신생대 조산운동(mountain building·대규모 산맥을 만드는 지각 변동) 때의 단층 작용으로 지형이 높이 솟아오른 뒤 움푹 내려앉게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때문에 데스밸리는 북미 대륙에서 가장 고도가 낮은 땅이며, 가장 낮은 지점은 해수면보다도 86m나 낮아요. 그래서 한낮의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여름철 최고기온이 역대급으로 치솟는 거죠.
최종 빙하기 때 데스밸리는 최대 수심 1800m에 이르는 거대한 호수였어요. 주변 시에라네바다산맥에서 빙하수가 공급되어 만들어졌어요. 그러나 빙하기가 끝나면서 기후는 따뜻해지고 건조해졌고, 결국 호수가 증발하면서 데스밸리 중앙부에 하얀 소금층이 두껍게 형성되었답니다. 현재 데스밸리의 연간 강수량은 60㎜ 미만으로 일교차가 큰 전형적인 사막 기후가 나타나요. 그래서 데스밸리를 '미국에서 가장 낮고, 가장 건조하며, 가장 뜨거운 지역'으로 불러요.
데스밸리는 19세기 서부 개척 시대 황금을 찾아 서쪽으로 향하던 사람들이 발견했어요. 사람들은 거대한 시에라네바다산맥이 앞을 가로막자 평탄한 데스밸리로 우회했지요. 하지만 데스밸리가 너무 뜨겁고 건조한 데다 물과 식량조차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실종되거나 죽었다고 전해집니다.
데스밸리는 1994년 미국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는데요. 면적이 약 1만3000㎢로 우리나라 전라남도 면적과 비슷해요. 데스밸리에는 화산 폭발의 흔적을 보여주는 거대한 마르(분화에 의해 생긴 화구)인 우베헤베 분화구, 암석 파편 등 화산 폭발 물질이 부채꼴 형태로 퇴적된 선상지, 배드워터에 펼쳐진 드넓은 소금밭,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관찰하는 아름다운 별자리가 특히 유명하답니다. 그래서 데스밸리는 스타워즈, 혹성탈출, 스타트렉 등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할리우드 영화에 자주 등장했어요.
박의현 서울 창덕여중 지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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