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이 음식] 둥근 건 암양파, 길쭉하면 수양파… 매운맛 '알리신'은 숙면까지 돕죠
양파
▲ /위키피디아양파<사진>는 여름에 수확하는 채소이지만, 사실 언제가 제철인지 모를 정도로 연중 내내 소비하고 섭취합니다. 양파만큼 음식에 다양하게 활용되는 채소가 없기 때문인데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 요리에서도 빠지지 않는 중요한 재료랍니다. 토마토, 수박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생산량이 많은 3대 과일·채소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서아시아가 원산지로 추정되는 양파는 인류가 일찍부터 재배한 작물 중 하나예요. 고대 이집트 시대에는 피라미드 건설 노동자들에게 특식으로 양파를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까도 까도 계속 나오는 껍질과 동그란 모양인 양파에 영원한 생명의 힘이 담겨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파라오가 사망하면 양파를 함께 매장했고, 피라미드 내부도 양파 그림으로 장식했어요. 양파에 대한 이런 인식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로도 이어져 그리스 올림픽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은 양파를 먹거나 즙을 내 마시며 힘이 샘솟기를 기원했습니다. 로마 제국 검투사들은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며 몸에 양파를 문질러 발랐죠.
양파는 실제 건강에 이로운 우수한 식품이랍니다. 단백질·탄수화물·비타민C·칼슘·인·철 등 다양한 영양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요. 특히 양파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인 '알리신'은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고, 혈전(혈액의 일부가 혈관에서 굳는 것)이나 뇌졸중 위험도 줄여줍니다. 또 알리신은 신경안정제와 비슷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잠을 잘 때 머리맡에 양파를 두면 숙면을 도울 수 있어요. 양파의 '퀘르세틴'이라는 성분 역시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이는 것을 억제해줘 고혈압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양파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건 조선시대 말기로 추정됩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도입됐다고 전해지니 의외로 역사가 짧지요. 전라도 지방에선 여름에 햇양파로 김치를 담그는 '양파김치'를 만드는데요. 양파를 절인 뒤 무·풋고추·당근·부추·고춧가루 등으로 양념해요. 기름진 음식과도 잘 어울리고, 새콤달콤하면서 사과처럼 아삭한 식감이 지친 여름 입맛을 돋워주지요.
양파는 만졌을 때 단단하고 들었을 때 묵직한 느낌이 들어야 좋은 양파예요. 또 양파에는 암·수가 있는데, 암양파는 동그란 반면 수양파는 살짝 길쭉하면서 끝이 뾰족하답니다. 보통 암양파가 수양파보다 맛과 영양이 우수하다고 해요. 수양파는 재배 과정에서 미리 뽑아내고 출시할 때 솎아내기도 하지만 간혹 섞여있기도 하니 양파 고를 때 참고하면 좋을 거예요.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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