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이 장소] '하얀 러시아'로 불렸던 벨라루스의 수도… 러시아와 서유럽 잇던 교통 요충지였죠
민스크
지난달 초 벨라루스 대선에서 26년째 집권 중인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 루카셴코 대통령이 6연임에 성공했다는 발표가 있었어요. 시민들은 부정선거라며 수도 민스크에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답니다.
민스크는 벨라루스 한가운데 있는 인구 200만명의 도시예요. 벨라루스는 옛 소련 시절 '백러시아(White Russia)'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던 나라인데, 흰색을 뜻하는 '벨라'와 오늘날 러시아를 뜻하는 '루스'가 합쳐진 말입니다. 국가명에 '흰색'이 붙은 이유는 흰옷을 즐겨 입었기 때문이라는 의견, 일찍 기독교화한 곳을 이렇게 불렀다는 설 등이 있어요.
민스크는 동서로는 러시아와 서유럽, 남북으로는 흑해와 발트해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였습니다. 모스크바(러시아)-바르샤바(폴란드), 리예파야(라트비아)-롬니(우크라이나)를 연결하는 철도가 통과하는 산업 중심지였죠. 그래서 민스크의 '10월 광장'에 가면 이곳에서 모든 길이 시작된다는 의미의 0㎞ 표지석이 있답니다. 다만 유럽의 지리상 중심은 기준점이나 계산 방법, 정치적 영향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민스크는 1067년 처음으로 기록에 등장해요. 1101년 민스크 공국이 형성되었고, 14세기 리투아니아, 그 후에 폴란드가 점령했다가 1793년 러시아 영토로 편입됐죠. 또 1505년 타타르족의 약탈, 1802년 프랑스의 공격, 1918년 독일의 점령 등 외세 침략도 많았어요. 특히 2차 세계대전 때는 폭격으로 시내 건물 80% 이상이 파괴되었고, 그래서 도시의 역사에 비해 오래된 유적이 적은 편입니다. 또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할 때까지 사회주의 국가였기 때문에 사회주의 상징물이 도시에 가득해요.
박의현 서울 창덕여중 지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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